1970년대 이후 경제 성장과 국토 개발이 급격하게 진행되자 도시가 한국미술의 소재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도시화로 인한 공간과 일상의 변화는 수묵채색화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이들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를 동시대로 소환하며 다양한 화법으로 도시 풍경을 재현했다. 그리고 이러한 도시 풍경을 ‘지금’의 ‘진경(眞景)’이라고 생각했다. 그림에 표현된 건축물이나 서민들은 도시와 문명의 여러 양상을 상징한다. 이렇듯 수묵채색으로 완성된 도시 풍경은 사람들의 평범한 삶과 공간을 표현한 동시대의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