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 작품까지 살펴볼 수 있다. 1990년대 김현철은 중국의 곽희(郭熙), 심주(沈周), 조선의 겸재 정선(謙齋 鄭敾), 김홍도(金弘道)와 같은 옛 대가의 정신과 기법을 학습하며 전통 회화를 가까이했다. 이 시기에 매체 실험과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던 동양화단의 흐름을 고려해보면 김현철의 행보는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작가는 자연을 그려낸 진경산수화에서 궁궐과 목조건물을 그리는 계화(界畵)의 영역으로 작업 세계를 확장하였다. 2011년에는 제주도에 머물며 김현철 특유의 ‘쪽빛 산수’를 만들어냈다. 최근 그의 작품은 현대 진경산수화를 자유자재로 그려내는 완숙기로, 그의 작가의 관점에서 자연과 전통 건축물을 그려낸 ‘진경’을 발견할 수 있다.
2. 28. - 4. 12.
제1, 2기획전시실
┃ 개관 16주년 기념 특별 기획전 <아! 금강산, 수수만년 아름다운>
겸재정선미술관에서는 개관 16주년을 맞이하여 동아시아에서 명산으로 추앙받았던 금강산을 주제로 <아! 금강산, 수수만년 아름다운>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회화부터 근·현대 작품까지 300여 년이라는 간극을 뛰어넘는 전시로, ‘성지에서 진경으로’와 ‘기억과 심상의 공간’ 두 개의 주제로 구성하였다.
‘성지에서 진경으로’에서는 금강산이 불교적 성지에서 조선시대 명승지로 인식되며 기행문화와 진경산수화로 재현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기억과 심상의 공간’에서는 근대기 이후 금강산이 관광지로 변화하고, 분단과 재개방을 거치며 현대 작가들에 의해 새롭게 재해석된 모습을 조명한다. 조선시대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 이풍익(李豊瀷, 1804-1887)의 작품부터 근대기 변관식(卞寬植, 1899-1976), 이응노(李應魯, 1904-1989), 현대 작가 정탁영(鄭晫永, 1937-2012), 임송희(林頌羲, 1938-2022), 김호득(金浩得, 1950- ), 황인기(黃寅基, 1951- ), 김현철(金賢哲, 1959- )로 이어지는 다양한 금강산의 시각적 표현과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