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전시 《전신(傳神)》은 초상화를 주제로 합니다. 초상화란 사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그림입니다. 동아시아에서는 초상화에서 한 인물의 전형적 묘사를 중요시하면서, 전신(傳神), 즉 그 사람의 정신까지 전해준다는 개념으로 해석했습니다. 겸재정선미술관이 2025 김현철 작가 초대전 1부 초상화의 전시 제목을 ‘전신’으로 정한 이유입니다. 김현철은 초상화에서 주인공의 외모뿐만 아니라 개성, 감정, 태도까지 표현하여 인물의 내면과 심리까지 드러냈습니다. 또한 의복과 소품 묘사로 신분이나 직업을 나타냈고 구도, 자세, 손이나 눈 같은 세부 묘사를 통해 한 인물의 개성과 인물의 독특한 분위기까지도 담아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현철은 사진을 활용하여 직접 만나지 못한 사람들까지 실감 나게 그리곤 했습니다.
김현철 작가는 초상화를 그릴 때, 주인공의 객관적 묘사와 예술적 재현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기법적인 측면에서 사실적인 양식이 발달할수록 박진감 넘치는 초상화를 수월하게 그려낼 수 있게 되면서, 외모의 충실한 표현을 넘어 주인공의 정체성까지 그림에 포함하려 합니다. 이 상황에서 작가와 주인공의 상호관계는 더욱 밀접하게 됩니다. 주인공의 개성, 성격, 생각, 감정, 내면세계, 정신, 느낌을 화폭에서 시각화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