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근경과 간략하게 표현된 중경, 원경의 삼단구도로 이루어진 사의산수화이다. 근경에 솟은 나지막한 둔덕 위에는 여러 수종樹種의 나무들이 솟아있다. 푸르른 전나무와 붉게 물들어 가는 잎들이 달린 잡목들, 이파리가 이미 다 떨어진 활엽수 등이 가을이 깊어가는 즈음의 스산하고 황량한 경치임을 느끼게 한다. 흙언덕이 물가에 닿은 즈음에는 다리가 나타나고 있어서 비록 현재 이 그림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지만 이곳에 인적人跡이 있음을 전해주고 있다.
근경 위쪽으로는 너른 수면이 열려 있는데, 물결이 전혀 그려지지 않아 텅 빈 여백인 듯이 보인다. 강 건너편에 펼쳐진 토파 너머로는 몇 채의 인가가 울창한 잡목雜木 숲에 쌓여 있다. 많이 간략화 된 모습으로 표현된 중경 위쪽으로는 그윽한 연운煙雲이 펼쳐지고 있다. 그 위쪽으로 높게 솟은 먼 산줄기가 펼쳐지면서 화면에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근경의 둔덕처럼 둥글고 부드러운 형태를 가진 먼 산은 피마준도 아니고 부벽준도 아닌 독특한 준법을 구사하면서 표현하였고, 산등성이 먼 산 위쪽으로 상당한 규모의 여백을 두면서 화면에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